김태년 "2차관 빨리 들어오라 해"…국토부에 격분한 이유

입력 2020-11-06 15:24   수정 2020-11-06 17:13


"절차를 생략하고 따르라 하는 건 국토교통부로서는 어려운 일입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가덕도 신공항 검증 용역 예산 20억원 증액에 동의해 달라'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요청을 단칼에 거절했다. 부산 가덕도는 현재 동남권 신공항의 타당성 검증이 진행 중인 경남 김해의 대체 후보지로 거론되는 곳이다. 민주당에서는 내년 4월 부산시장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공을 들이고 있는 사안이기도 하다.
깊어지는 갈등의 골
동남권 신공항을 둘러싸고 정부·여당의 불협화음이 또 다시 불거졌다. 재산세 인하, 대주주 3억원 유예 등 각종 현안에서 사사건건 맞부딪힌 당정 간 갈등의 골이 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김 장관은 가덕도 신공항 용역비를 내년 예산에 반영하는 것에 대해 반대 입장을 보였다. 김 장관은 "김해 신공항이 부적절하다는 결론이 나오기도 전에 특정 지역을 정하고 적정성을 검토하는 것은 법적 절차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가 절차를 끝내서 국토부에 건너뛰도록 결정하면 우리가 따라갈 수 있다"면서도 "그런 절차 없이 국토부에 '그냥 이렇게 해'라고 하면 저야 정치인 출신이니 '예, 그러겠습니다' 하겠지만, 공무원들은 못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 김해 신공항은 국무총리실에서 적정성 평가가 진행 중이다. 국무총리실은 이르면 다음 주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전날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증액된 가덕도 신공항 용역 예산에 대해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냈다.

김 장관이 '원칙론'을 내세우자 여당 의원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김교흥 민주당 의원은 "국회 얘기는 가덕도 신공항 적정성도 검토를 한번 하자는 것"이라며 "정부가 동의를 못 하니 다시 증액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김회재 민주당 의원 역시 "가덕도 용역이 어렵다면 일단 20억원을 증액하라"며 "용역비는 쓸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요구했다.

김 장관은 "김해 신공항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용역비를 (편성)하는 것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재차 반박했다. 김 장관이 물러서지 않자 진선미 국토위 위원장은 회의를 중단시키기도 했다.
與 지도부 격분

같은 시각 이런 사실이 민주당 지도부에까지 전해졌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누군가에게 "X자식들, 국토부 2차관 들어오라 해"라고 소리치는 모습이 기자들에게 목격되기도 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김 원내대표가 이렇게 격분한 것은 처음봤다"고 전했다. 김 원내대표 측 관계자는 "2차관을 대상으로 한 욕설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민주당이 가덕도 신공항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내년 4월 치러지는 부산시장 선거 때문이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직접 챙기는 일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지난 4일 부산에서 열린 '부산 울산 경남 현장 최고위원회의 및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국회 국토위에서 가덕도 신공항 적정성 조사 용역비를 예산에 반영하자는 제안이 나왔다"며 "예산 신설이 이뤄질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토부 '원칙론' 내세울 듯
결국 이날 정책연구 사업비에 20억원이 추가 증액되는 방식으로 정리됐다. 사실상 여당의 뜻대로 가덕도 신공항 용역 예산이 확보된 것이다.

하지만 여진은 남아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장관이 "김해 신공항이 부적절하다는 결론이 나오면 그간 모든 행정절차가 무효화되고 그때는 수요조사부터 원점 검토를 해야 한다"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이는 김해 신공항이 무산되더라도 가덕도가 바로 후보지가 될 수 없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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